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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기업의 가치는 누구도 확실히 알 수 없다 - 2편




         



<현재 가치투자의 대부격인 웨렌 버핏>



이 글은 예전 블로그의 글을 복원한 자료입니다.



앞에서 인용했던(1편참조) 워렌 버핏의 말은 가치투자의 핵심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주장이다.
반복되는 느낌이지만, 다시 한번 보자.

"기업의 내재가치는 쉽게 정의 내릴 수 있다. 그것은 기업의 활동 기간을 통해 창출가능한 미래 현금 흐름을 현재가치로 할인한 값이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두 가지이다.

첫째, 미래에 벌어들이는 현금이 기업의 가치를 결정한다.
둘째, 미래의 현금을 현재 가격으로 할인해야 한다.

첫번째 포인트는 이해가 쉽게 가는데, 금융쪽에 관심이 없는 사람의 경우 두번째의 "할인"이라는 소리에서 잠시 멈칫할 것이다.

"할인이라니 뭔소리여?"

쉽게 이야기하자면 할인이란 이런 개념이다.
당신이 만원이 있다고 하자. 현재의 만원은 1년 뒤의 만원과 똑같을까? 언뜻 생각하기엔 똑같을 것 같지만, 전혀 다르다. 이유는? 물가 상승때문이다. 우리나라는 평균적으로 매년 3-4%의 물가인상(인플레이션)을 겪는다. 즉, 지금 만원에 살수 있는 물건을 1년 뒤엔 만원+ "3% 인상"의 가격인 10,300원에 사야한다는 뜻이다.

뭐 실제로는 이렇게 즉각적인 가격 변동이 일어나지는 않지만 어느순간 슬슬 가격이 올라 몇 년전과는 다른 가격을 일반인들도 실감할 수 있게 된다. 지금 당장 생각해봐도 몇 년전에 만원으로 살 수 있던 물건이랑 지금 살수 있는 물건이랑은 너무 차이가 난다.(라면 가격오르는 거 생각해봐라)

이런 식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돈의 가치는 어느정도 깎이게 된다.
이게 바로 할인율의 기본 개념이다. 그러니까 미래의 현금을 현재가치로 할인한다는 소리는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인상율로 미래의 현금이 현재 얼마인지를 계산해보는 것이다. 개념탑재됐나? 만약 인플레이션이 매년 3%라면 1년 후의 만원의 현재 가치는 9700원이다.

그러면 물가인상율을 기업 내재가치를 알아내는데 쓰느냐? 아니다. 그대로는 못쓴다.
주식투자는 말그대로 투자이기때문에 물가 인상율만 따라잡자는 것이 아니라 돈을 벌자는 것이다.
물가인상율만이 아니라, "기회비용"이라는 개념도 들어간다는 것이다. 이건 또 뭔소리냐고?

나한테 지금 9700원이 있다. 이것은 1년 뒤의 만원과 같다. 근데 나는 이것을 년 5%의 이자를 주는 은행에 넣어둔다. 그러면 이 돈은 1년 뒤엔 9,700원 +  485원(이자) = 10,185원이 된다. 그러면 미래에 불어나기로 되어있는 10,185원의 현재 가치는? 9,879원이다. 어라? 이해되나?

그냥 놔두면 9,700원은 그대로지만, 은행에 넣으면 이자를 받게된다. 이것은 투자의 기회이다.
기회비용이란 이처럼 시간이 있을 때 무언가를 해서 돈을 더 벌수있는 가치를 뜻한다.
우리에게 5%의 이자로 저축할 수 있는 은행 투자기회가 존재한다면 우리의 9700원은 실질적으로 현재 9,879원이다. 즉, 179원의 현재가치가 더 늘어난 것이다. 이것이 기회비용이다.

9700원을 은행에 넣으면 5%의 안전한 금액이 늘어난다. 그러나 주식에 투자한다면 그 안전한 기회비용을 버리는 것이 된다. 그렇기에 주식은 은행의 5% 이자보다는 더 수익이 나야 수지타산이 맞는다...라는 개념이다.

결국 기업의 내재가치를 설정하기위해 쓰는 할인율의 기본은 다음과 같다.
할인율 = 인플레이션 + 기회비용(같은 시간동안 딴 걸 했을때 얻을 수 있는 돈)

그래서 보통은 <물가인상률 + 은행이자> 또는 <물가인상률 + 국채수익률 또는 회사채AA금리)>등을 할인율로 쓰게된다. 근데 이게 끝이 아니다. 투자자에 따라서는 부도 가능성을 위험(리스크)이라고 생각해서 그에 따라서 할인율을 더 높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할인율 조정은 사실상, 숫자 노름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는 물가인상율이 얼마가 될지 알 수 없으며, 진정한 기회비용도 알 수 없다. 뭔소린지 감이 안잡힌다면, 세계적인 펀드 평가 기관인 "모닝스타"에서 발간한 투자서적인 "성공투자 5원칙"에 쓰여있는 내용을 잠시 살펴보면된다.
할인율 공식을 구한 다음에는 어떤 요소가 할인율에 영향을 주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어떻게 해서 7%나 10%의 할인율을 얻게 된 것일까? 앞의 휴가 연장 예에서 보았듯이 할인율의 한 가지 요소는 기회비용(또는 시간가치)이고 또 다른 중요한 요소는 위험이다.

불행히도 할인된 현금흐름(DCF) 모델에서 정확한 할인율을 계산해주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학술잡지를 보면 올바른 할인율 예측 방법에 대한 토론이 난무할 뿐이다. 하지만 결단코 이런 토론에 휘말릴 필요는 없다.

실질적 차원에서 알아야 할 사항은, 이자율이 올라가면 할인율도 올라간다는 것이다. 또한 기업의 위험수준이 높아져도 할인율이 올라간다. 두가지 개념을 합쳐보자. 이자율은 재무성 장기채권의 금리를 합리적인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2003년 중반 지난 10년 동안 10년 만기 채권의 평균이자율은 5.5%였으니 이를 기준으로 삼자. 이것은 정해진 수치는 아니므로 때에 따라서는 5%나 6%가 될 수 있다.

이제 위험을 살펴보자. 이것은 정확하기가 훨씬 어렵다. 재무이론가들의 기준에 따르면 위험은 가변성과 같으며, 회사의 위험수준을 예측하려면 그 주식의 변화를 시장의 변화와 비교해야한다. 따라서 회사 주식이 갑자기 30달러에서 20달러로 떨어졌다면, 재무이론의 원칙에 따라 이 주식의 위험도 그만큼 높아진다.                            

모닝스타, 성공투자 5원칙(국내판) p211-212 中
 
결론부터 말하자.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은 할인율 산출법은 없다.
누구나 다 사용하고 있지만, 정확한 수치에 대해서는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이 재미있지않나?

왜 공식적인 할인율이 나올수 없는지는 다음편에 계속 써보겠다.